간소아부라도 신용산점, 가산 본점 그대로 온 아부라소바

먼저 밝힙니다. 내돈내산 리뷰입니다. 간소아부라도를 너무 좋아해서 또 씁니다.
이전 포스트에서 가산 마리오아울렛에 있는 간소아부라도 본점을 다녀왔다고 올린 적이 있어요.
아부라소바 좋아하는 저로서는 한국에 이런 정통 매장이 생긴게 정말 반가웠던 기억이 있는데, 그 사이 신용산에도 두 번째 매장이 생겼다고 해서 이번엔 여기로 다녀왔습니다.
아부라소바라는 카테고리 자체가 아직 한국에서 대중적이지는 않아요. 국물이 없는 라멘이라고 표현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정확히는 진한 소스에 면을 비벼 먹는 방식입니다. 무사시노 학생가에서 시작된 형태고, 지금은 도쿄 곳곳에 체인 여럿이 있어요. 간소아부라도의 정식 이름은 元祖油堂(원조 유당)입니다. 원조라는 이름 붙일 정도로 이 카테고리 정체성 강한 브랜드예요.
이번에 다녀온 목적은 데이트였고, 언덕 위쪽에 라멘집이랑 같은 건물에 자리 잡고 있어서 처음 오시는 분들은 조금 헷갈릴 수 있어요. 뒤에서 자세히 이야기 이어갈게요.
아부라소바 스타일 상, 다찌석 기준의 직장인 혼밥가능한 식당이 메인 타겟인데, 이 지점은 일본과는 테이블들이 있어서, 친구들과, 데이트용, 또는 직장동료들과의 식사도 타겟으로 한 업장입니다.
간소아부라도 (신용산점)
서울 용산구 신용산역 도보권 (언덕 위쪽)
매일 11시대~ 저녁 (정확 영업시간은 캐치테이블 매장 정보 확인 권장)
가게 사정에 따라 조금 변경될수도 있습니다.
주차는 안 되니 걸어서 오셔야 해요. 신용산역에서 도보로 편하게 오실 수 있고, 삼각지역에서는 살짝 먼 감이 있습니다. 위치가 재미있는게, 근처에 아모레퍼시픽이랑 삼일회계법인 같은 큰 오피스가 있어서 평일 점심에는 직장인 손님이 많을 걸로 보이더라구요.
저는 아모레퍼시픽에 주차했습니다. 어차피 커피는 아모레건물로 갈 예정이어서, 거기 차 대는게 여러모로 편합니다.


건물 외관부터 보시면 흰 타일 건물이고, 아부라 소바, 원조유당 “油そば 元祖油堂” 이라고 사인이 크게 붙어 있어요.
앞에는 대기하는데 쓰라고 하신건지, 부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한면은 가게이름, 한면은 아부라소바. 귀엽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헷갈릴 만한 지점이 있는데, 같은 건물 옆에 라멘 마치다상점 “町田商店”이라는 라멘집 사인도 나란히 있어요. 라멘 좋아하시는 분들은 마치다상점도 유명한 곳이라 아실 텐데, 두 매장이 층만 다르고 같은 건물에 있어서 처음 오시면 어디로 가야 할지 잠깐 갸우뚱하실 수 있습니다.
정답은 지하로 내려가야 해요. 1층이 마치다상점 라멘집이고, 간소아부라도는 지하 B1F입니다.

매장 앞에는 간소아부라도라는 로고랑 아부라소바 메뉴 사진이 붙어 있고, 붉은 네온 사인이 안쪽으로 보이는 구조예요. 이 사인 보이면 계단으로 내려가시면 됩니다.

지하로 내려가면 매장이 열립니다. 인테리어는 인더스트리얼 무드예요. 전기 배전판이랑 볼트가 그대로 노출된 벽에 시멘트 톤 마감, 벽면 한쪽에는 간소아부라도 대형 원형 로고가 크게 붙어 있어요. 일본에서 봤던 원본 매장 스타일 그대로입니다.
여기서 좋았던 부분 하나를 언급하면, 매장 좌석 구성이에요. 아부라소바 매장이 원래 일본에서는 다찌만 있는 방식이 대부분이에요. 혼자 앉아서 후루룩 먹고 나가는 그림인 거죠. 그런데 이 매장은 다찌 좌석이랑 테이블 좌석이 둘 다 있습니다. 저희처럼 데이트로 온 분들, 주말에 가족끼리 오시는 분들도 편하게 앉을 수 있게 배려한 구성이에요. 한국식으로 살짝 변형한 부분인데 이 부분이 저는 마음에 들었어요.

자리 앞에는 조미료 스탠드가 세팅돼 있어요. 검정 라벨 병이 10가지 정도 있는데, 아부라도(油堂) 특유의 조미료들이랑 다시마식초, 향신료들이 정갈하게 정리돼 있습니다. 아부라소바는 자기 취향대로 조미료 얹어서 먹는 방식이라 이 스탠드가 진짜 재밌어요. 뒤에서 이 조미료 활용 팁 이야기 하나 드릴게요.

한쪽에는 음료 셀프바도 있어요. 일본 그대로.. 제빙기와, 각종 차들, 그리고 하단에 컵이 있습니다. 물론 별도 음료수도 주문 가능합니다.

주문은 지하 내려오시면 바로 앞에 키오스크가 있는데, 처음 오시는 분들은 살짝 서투실 수 있어요. 헷갈리시면 직원분한테 말씀하시면 친절하게 설명해 주십니다. 일본과 비슷한 스타일입니다.
메뉴는 저는 언제나 C타입을 시키는 편이에요. 이번엔 두 명이니까 각자 하나씩, 면 양은 200그램으로 갔습니다.
증량도 현재 무료입니다.
여기서 팁 하나 드리자면, 아부라소바를 시킬 때 면 너무 많이 시키실 필요 없어요. 마지막에 밥을 받아서 육수랑 함께 마무리하는 방식이 있기 때문에, 200그램 정도가 딱 좋습니다.

아부라소바가 나왔습니다. 흰 볼에 아부라소바라는 붉은 로고가 그려져 있고, 노란 면 위에 노른자가 통째로 얹혀 있어요. 죽순, 파 다짐, 튀김 부스러기, 삶은 고기, 참깨가 얹혀서 한 그릇 안에 다양한 색이랑 질감이 들어가 있습니다. 노른자 터트리기 전 이 컷이 아부라소바 전형이에요.

노른자 터트리고 소스랑 조미료 섞어 비벼 드시면 됩니다. 여기서 아부라소바 진짜 재미가 시작돼요.
제가 늘 하는 팁 두 가지 있어요.
첫 번째, 절반 정도 먹고 나서 다시마식초를 한 바퀴 둘러서 넣어보세요. 맛이 확 달라집니다. 처음엔 진한 소스 위주로 즐기다가, 절반 지나면서 다시마식초로 새콤한 톤 얹으면 두 가지 아부라소바를 먹은 것 같은 흐름이 만들어져요.
두 번째, 마지막에 토핑이랑 면을 조금 남기시고 밥을 하나 받으세요. 그 위에 준비된 육수를 부어서 마무리하시면 이게 진짜 별미입니다. 사실 이건 일본 현지에서 봤던 고수분들이 하시는 방식이에요. 완전 시크한 어느 여성분이 옆자리에서 드시다가 밥 달라고 해서 부어먹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 저는 그냥 소바만 먹었었습니다. 아부라소바 오래 드신 분들 특유의 먹는 방식입니다. 첫 방문에서 이대로 따라 하시면 아부라소바 제대로 즐기신 셈입니다.

육수는 이렇게 보온포트로 놓여 있어요. 이거 부어서 마무리하시면 됩니다. 먹다가 잠깐 뒤돌아본 순간이 있었는데, 그 순간 바로 직원분이 오셔서 도와드릴까요 하고 직접 챙겨주시더라구요. 이런 캐치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매장이 흔치 않아서 좋았습니다.
한 가지 더, 이 매장의 디테일 이야기를 잠깐 드리고 싶어요.
지하 매장이 은근 화장실 뽑기 어려운 구조인데, 여기는 좁은 틈이랑 공간을 활용해서 화장실을 별도로 아주 깔끔하게 뽑아뒀어요. 보통 지하 업장들은 화장실을 다른 층이나 계단 밖에 두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그 부분까지 신경 쓴게 보였습니다. 이 정도 디테일이면 진짜 제대로 된 식당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확장 방식 이야기도 잠깐 하고 싶은데, 이 부분은 개인 관심사예요. 다른 브랜드들 보면 보통 강남이나 홍대, 이태원 같은 핵심지에서 우선 오픈하고 반응 보면서 확장하는 편인데, 간소아부라도는 방향이 좀 달라요. 첫 매장을 가산 마리오아울렛에 열어서 직장인 대상으로 오래 검증을 받고, 두 번째 매장 위치도 신용산에서 언덕 위쪽 임대료 낮은 자리를 골랐습니다.
핵심지 랜딩부터 하지 않고, 검증 순서대로 조심스럽게 확장하는 방식이 진짜 롱런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아부라소바 카테고리가 아직 한국에서 초기 시장인 만큼 이런 신중한 접근이 오래 남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정리해 보면, 아부라소바를 정통 방식으로 즐기고 싶으신 분들한테는 확실히 만족스러운 자리입니다. 매장 인테리어, 조미료 스탠드, 음료 셀프바, 서비스 디테일까지 일본 원본의 자연스러운 재현에 한국식 좌석 배려가 붙어 있어요.

나갈때 이런 부채도 챙겼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드릴게요. 재방문확정이 아니라, 기회될때마다 옵니다. 다음엔 회사 그만두기 전 마지막 회사에서 삼일회계법인 지인 만나면서 다시 와보고 싶어요.
추천드리는 분: 일본음식 팬, 아부라소바 좋아하시는분, 라멘이 지겨운 일본음식 매니아, 남다른 음식 먹어보시고 싶으신 분, 아모레퍼시픽, 삼일회계법인 등 신용산 오피스 다니시는 직장인 점심, 아부라소바 처음 도전하시는 분, 데이트로 조용한 자리 원하시는 커플, 주말 가족 식사, 혼밥 좋아하시는 분. 신용산역에서 걸어오시면 편하고, 1층 라멘집 마치다상점이랑 헷갈리지 마시고 지하로 내려가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