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타임즈, 신주쿠 60년 킷사텐의 위너커피 한 잔

도쿄에서의 카페는 한국의 카페와 매우 다른 컨셉의 가게입니다. 한국에서는 커피는 커피, 식당은 식당으로 딱 나뉘는데, 도쿄는 카페에서 토스트도 굽고 핫도그도 만들고 디저트도 같이 팔아요. 그래서 도쿄 카페는 한 끼 가볍게 때울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그래서 도쿄 카페는 단골위주, 식당의 개념으로 주인들과 손님이 같이 세월을 지내는 모습으로 공생하기도 합니다.
도쿄의 킷사텐은 꽤나 많습니다. 각자 커피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운영하는 업장들도 많구요.
관광지에서 가까운 카페, 킷사텐을 찾아보면, 신주쿠에는 카페 람브르라는 유명한 곳이 이미 있습니다. 하지만 매번 가보시면, 오픈런을 한다고 하더라도 줄이 너무 깁니다.
식사시간, 오픈시간이 아니어도 1~2시간 웨이팅은 기본입니다. 요즘같은 무더운 도쿄의 여름에 카페 웨이팅을 위해 그정도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쉬운게 아니죠.
그 대안, 아니 그보다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았습니다.
특히 60~70년대 분위기 그대로 유지하는 도쿄의 정통 킷사텐을 가보고 싶으셨다면 신주쿠 커피타임즈를 추천드려요. 저는 신주쿠에서 나카노 브로드웨이 가기 전에 요기할 겸 들렀는데, 결과적으로 이번 도쿄 일정 중 가장 인상에 남은 장소가 됐어요.

도쿄 방문도 거의 10회 이상이 되다보니,
히라가나는 매번 까먹는데 이제 가타가나를 제법 읽을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국 영단어 발음을 떠올리면 대충 매칭이 되더라구요.
커피타임즈 (Coffee Times, 珈琲タイムス)
도쿄도 신주쿠구 신주쿠 3쵸메
신주쿠 3쵸메역 도보 2분 / JR 신주쿠역에서도 걸어갈 만한 거리예요
구글맵 링크도 같이 적었습니다.
https://maps.app.goo.gl/DBZTKrbUuf1Wjp84A
Coffee Times · Japan, 〒160-0022 Tokyo, Shinjuku City, Shinjuku, 3 Chome−35−11 タイムスビル 1階
매번 네이버 블로그에서 보기가 어렵더라구요. 위 링크로 가서 보심 됩니다.

가게 안에 들어가서 자리 잡고 처음 본 게 이 사진이에요. 벽 한 면이 통째로 신문 선반이에요. 일간지 6~7종이 매일 새로 들어와 있고 손님이 자리에서 가져가서 읽을 수 있게 되어 있어요. 닛케이, 아사히, 산케이, 도쿄스포츠, 니칸스포츠까지 다 있습니다.
우연히 가게 직원분하고 잠깐 대화를 하면서 가게 이름의 유래를 물어봤는데요, 재밌는 건 가게 이름의 유래입니다. “타임즈”라는 가게 이름이 바로 이 신문꽂이에서 왔다고 합니다. 1967년 가게 개업할 때 신문선반을 특별 제작했고, 거기에 꽂혀 있던 신문 중에 “타임즈”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그게 가게 이름이 됐어요. 카페 이름의 어원이 가구에서 왔다는 게 신기했어요.


앞에서 잠깐 이야기는 했지만 일본에서의 카페는 킷사텐, 슌킷사(준킷사)또는 클래식 킷사라고 하는데, 과거에 주류 또는 여종업원이 있는 찻집과 구분하기 위해 ’커피와 차만 파는 순수한 다방’이라는 뜻으로 쓰인 단어라고 합니다.
커피타임즈 (타이무즈)는 1967년에 오픈한 곳으로 60년이 다 되어가요. 신주쿠 동쪽 출구 쪽에는 세 개의 오래된 순킷사가 있는데, 1950년에 열린 람부르(란부루 라고도 합니다), 1964년 세이부, 그리고 이곳 1967년 타임즈가 그 세 개예요. 도쿄 카페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신주쿠 3대 순킷사 순례”라는 코스가 있을 정도라고 하는데, 타임즈는 그 중에서도 다크우드와 재즈 음악이 깔리는 톤이라 조금 더 묵직한 느낌을 줍니다.
중후한 톤과 종업원의 노란 머리색이 대비되어 여기가 도쿄구나 라는 생각을하게 합니다. 우리나라도 성수동에서 저런 느낌을 받고 있어요.
손님은 의외로 다양했어요. 신문 펴놓고 커피 천천히 마시는 60대 남성분도 있고, 데이트로 온 30대 커플도 있고, 친구 둘이 두 시간 넘게 수다 떠는 그림도 있어요. 옛날에는 담배 태우면서 신문 보고 열정적인 대화 나누는 살롱 같은 분위기였을 것 같은데, 지금은 그런 분위기는 좀 흐릿해진 느낌입니다.
전체 흡연석으로 운영되는 가게라 들어갈 때 살짝 걱정했는데 의외로 매캐한 느낌은 별로 없었어요. 환기는 잘 되는 것 같아요. 노트북 작업하는 사람은 거의 안 보였는데, 담배 가능한 곳이라 그런가 싶었어요.


당연히 메뉴는 커피가 있고, 커피 외에도 음료수, 청량한 소다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음식메뉴도 있구요. 모닝서비스라고 오전 8시~11시 시간에는 커피와 음식 중 토스트나 샐러드/ 삶은달걀등의 식사메뉴를 같이 포함해서 먹는 서비스가 있었구요.
간식세트 형태로, 커피+간단한 식사류를 함께 파는 세트 구성이 있었습니다.
이때 조금 배려를 받았는데, 원래는 일반 커피 류만 가능한데, 저는 위너 커피를 시켰거든요, 그래서 간식세트에 들어갈 수 없었는데, 의사 소통이 잘 안되어서, 이부분은 그냥 종업원 분이 커피와 위너커피 차액인 50엔만 추가해주시는 형태로 정리해주셨어요.
잘 몰랐는데 나중에 계산서를 보고나서 알았습니다. 미국이었으면 팁이라도 드렸을텐데, 감사한 마음을 여기에서 전하네요. 이 글이 일본 이용자나 다른 관광객들한테 많이 검색되었으면 좋겠네요,.

저는 위너 커피를 시켰어요. ウインナーコーヒー라고 일본어로 쓰는데 비엔나 커피라는 뜻이에요. 한국에서는 흔히 못 보는 메뉴 카테고리인데, 진한 커피 위에 아이스크림을 얹어주는 클래식 킷사텐 시그너처 음료입니다.
처음에는 아포가토라고 생각했습니다. 아포가토인데 아이스아메리카노위에 올라간,, 그렇지만 마셔보니까 좀 달라요. 빨대 없이 그냥 입대고 마시면 아이스크림하고 커피가 한 번에 들어옵니다. 천천히 마시다 보면 아이스크림이이 녹으면서 단맛이 점점 올라오는 게 재밌어요. 첫 모금이랑 마지막 모금 맛이 완전히 달라지는 음료예요. 도쿄 킷사텐을 가본다면, 이 위너 커피 한 번 안 마시면 아쉬웠겠다 라는 느낌입니다.

요깃거리로 핫도그 토스트도 같이 시켰어요. 빵에 소시지랑 양상추 깔고 케첩 뿌린 단순한 구성인데 빵이 두툼하고 따끈해서 가볍게 한 끼 먹기에 딱이었어요. 점심으로 무겁게 먹은 게 아니어서 위너 커피랑 같이 먹으니까 균형이 좋았어요.
주문했을 때 사람이 많아서인지, 천천히 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메뉴가 나오는데 거의 15~20분정도 걸린 것 같아요. 주문이 안들어간줄 알았습니다.
수다를 떨다가 한 시간 정도 있다가 일어났는데, 그때 마침 옆자리 어르신이 신문 한 장 다 읽고 두 번째 신문 가지러 가시는 게 보였어요. 그 모습 보니까 60년 전 이 가게가 어떻게 운영됐을지 모습을 어렴풋이 상상해봤습니다.
레트로 업장에 오면 항상 과거에 어땠을지를 상상해 보고는 하거든요, 버블 시절의 도쿄를 상상하면서요.


여기서 신주쿠역까지 도보 5분 정도. JR 타고 나카노까지 한 10분이라 다음 일정 잇기에도 좋아요. 저는 나카노 브로드웨이 갔는데, 신주쿠 사람 많은 거 한 번 식히고 가는 데로 커피타임즈가 딱이었어요.
총평을 적어보면, 내가 도쿄를 많이 왔고, 힙한 카페를 가보고 싶은 도쿄 카페 마니아라면 한 번은 가보셔야 하는 곳이에요. 신주쿠 3대 순킷사 중 어디를 가도 좋지만 다크우드 + 재즈 + 레트로 톤이 좋다면 타임즈가 제일 어울려요.
매번 5점 만점에 고득점을 매기네요, 4점입니다. 다음 도쿄 갈 때 모닝 서비스 시간에 한 번 더 갈 생각이에요. 모닝 세트가 토스트 + 감자 샐러드 + 삶은 달걀 + 커피 구성이라 그것도 궁금하더라구요.
추천드리는 분: 도쿄 두세 번째 방문이라 신주쿠역 근처 핫플 한 번씩 다 가본 분, 일본 쇼와 레트로 톤 카페 좋아하는 분, 카페 람브르, 커피 세이부 등 관광객들이 잘 모르는 곳을 가고싶은 분, 나카노 브로드웨이나 신주쿠 동쪽 출구 일정에 시간 1시간정도 비어있는 분에게 추천입니다.
다만 담배냄새가 좀 나기 때문에 담배 냄새 불편하신 분은 한 번 더 고민해보시고, 그 외에는 무조건 추천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