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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성수머물기

코끼리베이글, 북성수에서 노트북 펴기 좋은 넓은 테이블

코끼리베이글 성수

성수 데이트 코스로 카페를 고를 때 은근 애매한 순간이 있어요. 감성 카페는 사진 스팟 위주라 오래 앉아있기 애매하고, 브런치 카페는 회전 빨라서 노트북 켜기 눈치 보이고, 대형 카페는 자리는 넓은데 매장 분위기가 좀 심심한 곳이 많았어요.

저는 보통 성수 나오면 커피만 마시고 가는 게 아니라 노트북 열어놓고 한두 시간 편하게 쓰는 자리를 자주 찾는데, 그 조건이 다 맞는 곳을 찾다가 코끼리베이글 성수를 알게 됐어요. 여러 번 다녀오고 나서야, 여긴 그냥 베이글 맛집이 아니라 성수 워크 데이트 자리로 최적인 매장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코끼리베이글 성수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26길 17 1층

성수역 2번 출구 도보 6분 · 매일 08:30 ~ 20:00 (라스트오더 19:30)

가게 사정에 따라 조금 변경될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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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는 성수역 2번 출구에서 살짝 걸어야 해요. 북쪽으로 안쪽으로 들어간 자리인데, 오히려 이 쪽이 사람 물결에서 한 발 물러나 있어서 여유롭고, 숨겨진 노포들도 산재해 있어 특이한 분위기 입니다. 아직 관광지 때가 덜 묻었다고 해야할까요.

성수역은 근처에 SM타운 코엑스아티움, 서울숲, 언더스탠드 애비뉴, 성수연방, 대림창고 편집숍 라인이 다 도보권이라서, 도보 기반의 좀 넓은 범위를 돌아보고 싶으면 여기서 시작하거나, 코스를 마감해도 좋을 것 같아요.

주차는 보통 자차로 가는 편이라 근처를 좀 찾아봤는데요, 매장에서 도보 1분 거리에 투루파킹 유료 주차장이 있어요. 현재 기준으로는 주말 3시간권 5,000원인데, 아마 이 근처가 오피스 빌딩이 새로 올라가면서 신축 프로모션 요금인 것 같아요. 다른 성수 주차장 시세를 생각하면 확실히 싸요. 자차로 오시는 분들은 여기 쪽으로 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아직 지상층은 내부 공사중이지만, 지하는 주차장으로 미리 제공하고 있는 것 같아요. 외져서인지 싸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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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는 그냥 공장 한채구나 정도의 느낌이지만, 들어가면 매장 크기가 엄청 크다는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성수동이 워낙 공장 기반의 넓은 장소를 가지고 있다고하지만 이 규모의 베이글 매장은 좀 흔치 않습니다.

옛 공장의 구조이지만 리모델링을 통해 천장이 높고 좌우로 확 트여 있어서, 성수 특유의 넓은 건물 특징이 그대로 인상에 남습니다.

1층은 진열대·주문 카운터·오픈 주방·굿즈·냉장고까지 다 있는 오퍼레이션 층이고, 2층은 좌석 홀이에요.

그린톤 기둥이랑 행잉 조명이 매장 톤을 잡아주고, 바닥은 회색 콘크리트 그대로 살렸어요. 카페라기보단 성수동 창고 리모델링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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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진열대 앞에 서면 재밌는 게, 뒤에서 베이글 굽는 모습이 그대로 보여요. 오픈 주방이 진열대 바로 뒤에 붙어 있어서, 손님 입장에서 직원들이 반죽 성형하고 오븐에 넣는 라인을 한눈에 볼 수 있어요.

갓 나온 트레이가 진열대로 옮겨지는 것도 자연스럽게 보이니까, 주문할 때 왠지 마음이 좀 더 편해지는 부분이 있어요. 성수 대형 카페들에서 잘 안 보이는 부분이에요. 직접 만든다는게 신선해 보였습니다.

베이글 종류가 매우 많아요. 플레인, 버터솔트, 라따뚜이, 갈릭크림치즈, 바질, 호두크랜베리, 솔티초코, 올리브치즈, 만체고치즈, 시금치, 선드라이토마토, 베이컨레드페퍼, 크림치즈생크림, 블루베리치즈, 무화과캄파뉴, 초코퐁당, 무화과카프리세까지 있어서, 처음 오는 분들은 진열대 앞에서 한참 서 있게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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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글에 어울리는 크림치즈도 있구요. 다 먹어보고싶었는데, 못먹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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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에 쌓여있는 곰표밀가루도 찍어봤어요. 직접 만든다는게 팍팍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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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은 종이 주문서에 체크해서 카운터에 갖다주는 방식이에요.

재밌는 게 주문 종이 옆에 일본어 안내지가 따로 놓여 있어요. 한국어 주문서랑 별개로 일본어로 된 주문 방법 안내가 카운터에 상시 비치되어 있는데, 카운터에서 연필도 같이 줘요. 찾기 힘든 디테일이에요. 외국인 관광객을 대응하기 위한 세팅이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실제로, 일본 관광객이 꽤 많았습니다. 일본에서 맛집으로 소개된 곳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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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을 보면 시그니처 음료는 코끼리스카치라떼로 5,900원 입니다.

카페라떼보다 살짝 비싼데 매장 이름을 딴 걸 보면 대표 음료 같은데, 저는 이날 노트북 작업 목적이라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갔어요. 다음번엔 스카치라떼로 가볼 생각이에요.

베이글은 버터솔트 하나 골랐어요. 사실 지난 방문에서는 햄치즈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이날은 커피랑 가볍게 페어링하고 싶어서 심플하게 버터솔트만 갔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군침이 돕니다. 짭짤하면서 버터향이 입안 가득해지는게, 행복감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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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가 있는 것도 이 매장의 특이한 부분이에요. 냉장고 4대가 나란히 있는데, 왼쪽부터 병맥주·와인·크래프트비어·음료로 딱 나눠져 있고, 크래프트비어는 매장에서 손글씨로 IPA 등 오늘의 탭 리스트를 칠판에 써두는 방식이에요. 낮에도 크래프트비어를 곁들여서 베이글 먹는 손님들이 좀 있어요.

저는 이번엔 커피로 갔지만, 다음번엔 저녁 시간대에 맥주 한 잔으로 와볼 계획이에요. 저녁 무드가 궁금해서 여러 번 미뤄뒀는데 이제 슬슬 시도해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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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좌석 얘기를 좀 짚어야 해요. 코끼리베이글 성수의 장점은 여러 종류의 좌석 유형이 있다는 거예요.

1층은 매장 앞 야외 자리가 넓어요. 대형 화이트 파라솔 밑에 화이트 아이언 의자 자리가 여럿 있고, 붉은 벽돌 담이랑 조형·화분이 자연스럽게 야장 분위기를 만들어요. 성수 골목에서 밖 자리 앉아서 커피 마시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한테 딱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여름 저녁, 봄 저녁 같은 야장이 어울리는 시기에 여기 앉아서 맥주 한 잔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너무 덥기 전에는 바깥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꽤 됐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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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으로 올라가면 좌석 유형이 다양하게 갈라져요. 계단 올라가자마자 정면에 중앙 긴 공용 테이블이 나오는데, 이게 성수 카페 중에서도 유난히 길고 넓어요. 노트북 열어놓고 양 옆에 페이퍼 정리해도 자리가 남을 만큼 넓어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워크/ 데이트 자리로는 여기가 제일 편해요. 노트북 두 개 놓고, 커피 놓고, 베이글 놓고, 손이 부딪히는 일도 없고, 서로 방해없이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 테이블 양쪽에는 높은 바 의자(바 스툴)가 쭉 놓여 있어요. 앉으면 등받이가 짧고 발 받침이 있는 형태라, 자연스럽게 자세가 반듯해지고 집중도가 확 올라가요. 저희는 노트북 켤 때 이 바 자리를 자주 골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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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으로는 일반 원목 테이블·창가 자리가 이어지고, 매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빈백 자리가 있어요. 짙은 그린 빈백이 창가 쪽으로 여럿 놓여 있는데, 앉아있는 분들이 대부분 편하게 늘어져 있어요. 데이트 후반부에 커피 다 마시고 좀 늘어질 때 빈백으로 옮겨서 짐 정리하거나 폰 보는 것도 좋아요.

좌석 유형이 이렇게 나눠져 있으니까, 원하는 대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집중하고 싶으면 바 스툴, 편하게 얘기하고 싶으면 원목 테이블, 늘어지고 싶으면 빈백, 밖 공기 좋으면 야외 파라솔. 매장 한 번에 다 갖춰져 있어서 하루 안에 자리를 바꿔가면서 시간 쓰기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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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여러 번 다녀야 발견하는 부분인데, 여기 2층에서 포토카드 정리·교환·거래하는 손님들을 자주 보게 돼요. 중앙 긴 테이블이 넓다 보니 포카 바인더 펼쳐놓고 정리하는 분들도 있고, 두 명이 마주 앉아서 교환하는 그림도 자주 봐요. 트위터(엑스)에서 만나서 오는 팬덤 문화가 성수 카페 몇 군데에 자리를 잡았는데, 코끼리도 그 자리 중 하나예요. 매장 분위기가 밝고 넓은 테이블이 여러 개라 이런 문화가 자연스럽게 생기게 된 것 같아요.

매장 안쪽 벽에는 포스터도 정갈하게 걸려 있어요. 코끼리 로고 포스터·아이 그림 액자·매장 시그너 프린트 이런 것들이 벽 라인을 따라 배치되어 있는데, 인테리어 톤이 세련되고 깔끔합니다. 성수 창고 리모델링 2세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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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도 팔아요. 코끼리 로고가 들어간 도자기 접시·컵·볼인데, 옆에 코끼리 사장 캐릭터가 서 있어서 SNS 포토 스팟으로도 쓰이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사진도 많이 찍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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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솔트 얘기로 돌아오면, 반으로 갈라진 안쪽에 버터 조각이 들어가 있어요. 첫 한 입은 겉이 화덕에서 구운 느낌 그대로라 살짝 딱딱하고, 안쪽이 쫀득해요. 소금이 은은하게 씹히면서 버터가 녹아 어우러지는데, 심플한 조합인데 이상하게 계속 손이 갑니다. 씹을수록 고소한 향이 올라오고, 반 개만 먹어도 든든해요. 베이글 한 개가 식사 대용으로 충분한 무게감이에요.

지난번 햄치즈 샌드위치도 마찬가지로 훌륭했어요. 베이글 자체가 무거운 편이라 안에 들어간 재료랑 붙어도 밸런스가 안 무너져요. 성수동 다른 베이글 매장 몇 군데 다녀본 입장에서, 여긴 확실히 반죽이 튼튼해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산미가 강하지 않고 무난했어요. 베이글이랑 페어링하기엔 딱 맞았어요. 특별히 인상적인 커피는 아니지만, 베이글이 메인인 매장이라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대별로 좀 나눠서 말하면, 저희가 여러 번 가본 결과 평일 오후 1~4시대가 노트북 자리 잡기 제일 편해요.

주말 오전 12시 이후는 웨이팅 피크 시간대라 그 때는 자리 잡기 힘들 수 있어요. 저녁 시간대는 사람이 좀 빠지고 매장 분위기가 잔잔해지는데, 보통 이때 저녁먹으러 나옵니다. 다음번 재방문 계획으로 크래프트 맥주를 먹는 것으로 남겨뒀어요.

추천드리는 분:

  • 성수 데이트 커플 - 사진 스팟·자리 회전 빠른 감성 카페 말고, 두어 시간 편하게 앉아있을 자리 찾는 분들

  • 노트북 워크데이트하고 싶은 분 - 중앙 긴 테이블·바 스툴·창가 자리 다 있어서 집중도 원하는 자리에 맞춰 고를 수 있음

  • 카페 혼자 공부하고 싶은 분 - 중앙 긴 테이블이 집중이 진짜 잘됩니다.

  • 포토카드 교환·팬덤 활동하는 분 - 넓은 테이블에서 편하게 정리·교환 가능 - 하지만 이미 유명한 것 같아요.

  • 외국인 여행객, 특히 일본에서 온 친구 데려가는 분 - 일본어 주문 안내지, 세련되고 시원한 분위기 (넓은 면적의 카페- 일본에는 없는 분위기)

주말 오전 웨이팅은 감안하시고, 자차 오시는 분은 위에 나온 장소 - ibk성수점 건물에서 투루파킹 3시간 5,000원 쪽으로 대시면 편해요.

개인 평점은 5점 만점에 4.5점. 성수동에서 자리 찾다가 결국 다시 오게 되는 그런 카페예요. 다음번엔 저녁 시간대에 크래프트비어랑 크림치즈생크림 베이글 조합으로 가볼 생각입니다.

다만 매장이 워낙 넓고 손님이 다양해서, 완전 조용한 개인 작업실 톤을 찾는 분한테는 오후 시간대에도 살짝 소란스러울 수 있어요. 코끼리는 그 자체가 브런치·데이트·워크데이트 톤이라, 완전 정적인 카페를 기대하고 가시면 살짝 기대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다음번엔 도쿄에서 오는 친구 데리고 와볼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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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글카페노트북주차